찬란한 봄 그래서 아름다운 시간

 

나의 산책길엔 봄이 있다

새근새근 잠든 겨울을 깨우듯,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은 나의 산책길. 웅크렸던 세상이 기지개를 켜듯, 작은 변화들이 속삭인다.

 

앙상했던 가지 끝에 매달린 섬세한 꽃망울은 곧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, 연둣빛 새순은 수줍게 고개를 내민다. 아직은 차가운 바람결에도 봄의 따스함이 묻어나는 듯, 뺨을 스치는 감촉이 설렌다.

 

길가에 핀 이름 모를 들꽃들은 저마다의 색깔로 조용히 미소짓고, 풀잎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작은 풀벌레들의 노랫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.

 

겨울 동안 굳게 닫혔던 마음의 창문도 활짝 열리는 기분이다. 싱그러운 풀 내음, 달콤한 꽃 향기가 텅 빈 공간을 채우고, 생명의 약동하는 기운이 온몸에 스며든다.

 

복잡했던 생각들은 잠시 잊고, 발끝을 따라 천천히 걷는다. 봄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 길 위에서, 나는 자연과 하나가 된다.

 

나의 산책길엔 어김없이 봄이 와, 삭막했던 풍경에 생기를 불어넣고, 메마른 마음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. 오늘도 나는 봄의 아름다움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선다.